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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심산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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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26 목요일 19:30 반포심산아트홀 아트프론티어 시리즈 《타임리스 기타》공연 후기

한여름의 초입, 반포심산아트홀 무대가 특별하게 울려 퍼진 밤.
2025년 6월 26일 저녁 7시 30분, 클래식 기타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는 무대,
《타임리스 기타》가 찾아왔습니다.

이 무대에는 세계적 입상 경력을 자랑하는 네 명의 기타리스트,
박지형, 김진택, 박종호, 곽진규가 함께했습니다.
그들이 펼쳐낸 앙상블은 단순한 연주를 넘어
하나의 이야기처럼 관객의 마음을 두드렸습니다.


프로그램북

클래식의 품격을 기타로 다시 쓰다

첫 곡은 프랑크의 '프렐류드, 푸가와 변주 Op.18'.
두 대의 기타로 연주되는 이 곡은
복잡하고 섬세한 구조 속에서도 깔끔하게 정리된 음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박종호와 곽진규 듀오의 깊은 호흡이 느껴졌던 순간이었습니다.

이어서 시벨리우스의 'The Spruce',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 1악장'이 클래식 기타로 재해석되며
전통적인 선율에 따뜻한 서정을 입혔습니다.
특히 베토벤을 연주한 곽진규 솔로 무대에서는
청아하면서도 깊은 내면이 스며든 기타의 울림이
청중을 완전히 사로잡았습니다.


라틴의 감성과 스페인의 빛

브라질 작곡가 에르네스토 나자레, 그리고 치키냐 곤자가의 곡들을 엮은
‘Suite Retratos’에서는 김진택-박지형 듀오의 감각이 빛났습니다.
리드미컬하면서도 몽환적인 사운드는
기타가 단순한 선율을 넘어서
어떻게 춤을 추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바로크 시대의 스페인 작곡가 G. Sanz의
‘Xacaras & Canarios’에서는
박종호의 정제된 연주가 마치
기타로 무대 위에 풍경을 그리는 듯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여운으로 남은 두 번째 무대

인터미션 이후에는
스페인의 거장 타레가의 대표곡, **‘알함브라의 추억’**과 **‘Gran Vals’**로 문을 열었습니다.
기타의 트레몰로 주법이 아름답게 반짝이며
고요하고 따뜻한 공기를 만들었습니다.
김진택의 독주 무대는 섬세하면서도 완급이 살아 있어,
관객들을 마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세계로 초대했습니다.

**S. 아사드의 ‘Aquarelle’**에서는 박지형의 독주가
현대적이면서도 자유로운 해석을 들려주었고,
마지막 무대, **카르멘 모음곡(Carmen Suite)**에서는
네 명의 기타리스트가 다시 하나로 모여
강렬하면서도 드라마틱한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네 명의 기타리스트, 네 가지 색의 울림

클래식 기타는 때로는 고요하고, 때로는 격정적이며,
때로는 인간의 내면을 묵묵히 그려내는 악기입니다.
이번 콘서트는 단순한 ‘클래식 공연’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네 명의 연주자가
각자의 울림을 섞어 하나의 서사시를 완성한 무대였습니다.


이 무대를 빛낸 네 명의 연주자

  • 🎸 박지형: 국제 기타 콩쿠르 최초 한국인 우승자, 압도적인 해석과 독주 실력
  • 🎸 김진택: 따뜻하고 감성적인 음색으로 관객을 위로한 연주자
  • 🎸 박종호: 클래식 기타의 서사성과 깊이를 보여준 깊이 있는 솔리스트
  • 🎸 곽진규: 테크닉과 감성의 균형이 돋보인 현대적 해석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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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타임리스 기타》는 제목 그대로 ‘시간을 초월한’ 음악의 여정이었습니다.
현란한 테크닉보다도,
기타 하나로 이루어진 인간적인 울림이 더욱 인상 깊었습니다.
기타라는 악기가 가진 가능성과
그 위에 얹힌 네 명의 진심이,
한여름 밤을 가장 온화하게 빛내준 순간이었습니다.

 

박지형기타리스트님의 앵콜곡 바리우스의 Choro da Saudade(그리움의 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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