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랙베리, 스피커를 깨며 세상을 노래하다 – 더 임팩트 2025 :: 포포포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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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랙베리, 스피커를 깨며 세상을 노래하다 – 더 임팩트 2025
크랙베리공연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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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는 마음의 문이다

나는 수행을 멈춘 적이 없다.
세상을 등진 게 아니라, 세상을 배우기 위해 그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래서 이번엔  석촌호수 아뜰리에를 찾았다.
그곳에선 크랙베리라는 이름의 밴드가
소리를 무기 삼아 스피커를 깨부수는 밤을 연다고 했다.

나는 그들이 던진 질문에 끌렸다.
“지금, 당신의 귀는 무엇을 듣고 있는가?”
거친 쉿소리, 다만, 어떤 소리엔 깨달음이 담겨 있을 뿐.


메탈이 던진 질문, 스크림과 샤우팅으로 답하다

크랙베리의 무대는 시작부터 강렬했다.
〈Lope〉가 울리고,
〈Fxxk Yourself〉에 들어서자 샤우팅과 스크림이 번개처럼 공간을 갈랐다.

그 외침은 단순한 분노의 표출이 아니었다.
그건 억눌린 마음의 탈피요, 감정의 수행이었다.
드럼이 몰아치고, 기타가 포효하고, 보컬이 찢어지듯 외치는 순간,
그 소리는 진언이 되었다.


밴드와 관객, 몰아일체의 진법을 이루다

크랙베리는 노래했고, 관객은 외쳤다.
무대 위와 아래가 사라지는 지점,
그곳엔 ‘무아(無我)’가 있었다.

“크랙베리!!”
“더 크게 화이팅!!”
소리치는 이들 속엔 웃는 얼굴도, 울먹이는 표정도 있었다.

누구는 눈을 감고 머리를 흔들었고,
누구는 손을 높이 들어 마음을 쏟아냈다.
그 모습은 다름 아닌 현대판 108배,
한 곡 한 곡이 삶을 통과하는 작은 참선처럼 느껴졌다.


셋리스트 속의 철학

  • 〈Only One〉은 나만의 존재성을 확인하는 자비의 노래였고,
  • 〈Shed My Skin〉은 낡은 습기를 털어내는 화두처럼 다가왔다.
  • 〈CLAP〉에서는 밴드와 관객이 몸으로 합장하는 순간이 만들어졌고,
  • 마지막 〈By Your Side〉는 “너와 함께 걷겠다”는 서원의 선율이었다.

이 공연은 단지 음악이 아니었다.
마음과 귀를 동시에 여는 밤,
메탈이 사운드로 쓰인 선문답이었다.


총평

크랙베리는 오늘도 소리를 던진다.
그들의 음악은 불처럼 뜨겁고,
울림은 종처럼 맑다.

스피커를 깬 줄 알았더니,
깨진 것은 내 안의 껍데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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