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아트홀에서 만난 창작뮤지컬 《라흐헤스트》 관람후기 :: 포포포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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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가도 예술은 남는다”
2025년 6월 28일 토요일 오후 2시 | 평촌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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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앉는 순간, 세상의 소음이 사라지다

요즘 한여름 더위에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는데요.
공연장에 들어서자마자 모든 소음은 사라지고
오직 무대 위 음악과 배우들의 움직임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평촌아트홀이라는 비교적 작은 공간이었지만
그 덕분에 배우들의 호흡이 더 가까이 다가왔던 것 같아요.


《라흐헤스트(L’Art Reste)》의 뜻과 김향안의 이야기

《라흐헤스트》는 프랑스어로 *“예술은 남는다”*라는 뜻입니다.
공연은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김환기의 뮤즈이자
시인 이상의 연인이었던 김향안의 삶을 중심으로 풀어갑니다.

그녀는 일제강점기와 해방기라는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
두 예술가를 사랑했고, 사랑의 아픔과 상실을
예술로 승화시킨 인물이었죠.

작품은 그녀의 인생처럼
잔잔하게 시작해 어느 순간 폭풍처럼 몰아치는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더 큰 울림으로 마음 깊은 곳까지 전해졌습니다.


음악과 무대의 완벽한 조화

이 공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배우들의 움직임과 함께 흐르던 음악입니다.

  • 잔잔한 피아노 솔로로 시작해
  • 현악 4중주가 마음을 은은하게 흔들고
  • 일렉 기타와 드럼이 더해진 강렬한 리듬이 극의 긴장감을 더했어요.

배우들이 직접 부른 짧은 합창은
반복되는 가사와 함께 마치 한 편의 시처럼 스며들었습니다.

특히 후반부 "사랑은 가고 예술은  남아"라는 노랫말은
공연이 끝나고도 그 멜로디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더라고요.


배우들의 에너지와 관객과의 일체감

작은 공연장이라 배우들의 숨결과 손끝까지 느껴졌습니다.
복잡한 세트 대신 조명과 음악으로 변화하는 공간 연출
단순하지만 강렬했고, 배우들이 무대를 원으로 돌며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장면은 정말 압도적이었어요.

관객석도 정말 집중도가 높아서
조용한 장면에서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몰입했고,
격렬한 음악이 터질 땐 작은 탄성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커튼콜의 벅찬 박수

커튼콜에서는 객석 가득한 박수와 환호가
배우들에게 아낌없이 쏟아졌어요.

솔직히 난해하다 싶은 부분도 있었지만
그 모호함이 오히려 《라흐헤스트》만의 색깔로 남았습니다.
명확히 규정되지 않기에 더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음악, 연극, 무용이 어우러진 실험적인 무대를 좋아하는 분
  • 스토리보다는 무대미학과 배우들의 에너지를 느끼고 싶은 분
  •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극과 영감을 찾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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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보고

짧은 2시간이었지만
《라흐헤스트》는 제게 “사랑은 가도 예술은 남는다”는
깊은 메시지를 다시 떠올리게 해주었습니다.

요즘 일상에서 지치고 답답함을 느끼신다면,
평촌아트홀의 무대에서 잠시나마
조용히 마음을 환기시켜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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