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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닮은 꽃, 호박꽃 이야기
호박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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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어느 텃밭 한켠,
푸른 이파리 사이로 노란빛 꽃이 살포시 피어납니다.
화려하지도, 예쁘지도 않은 모습인데
그 앞에 멈춰 선 마음이 괜히 조용해지는 건 왜일까요?
“저 꽃은, 말없이 삶을 버텨낸 어머니의 마음이라던데요…”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옛날 시골 마을에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비단옷 한 벌 없이도 날마다 흙 묻은 손으로
가족의 밥상을 책임지던 사람.
봄이면 씨를 뿌리고, 여름이면 풀을 뽑으며
힘겹게 땅과 살을 섞던 그녀에게
자랑할 만한 건 아무것도 없었지요.

그저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가을이면 호박 몇 개가 실하게 열리기를 바라며
매일 그늘 속에서도 땀을 닦았습니다.
그녀가 가꾸던 밭 귀퉁이에
어느 날 노란 호박꽃이 수줍게 피어났고,
사람들은 그것을 ‘어머니 꽃’이라 불렀다 합니다.

그 꽃은 결코 오래 피지 않고,
또 벌레가 쉽게 다가오지 않는 꽃이지만,
그 짧은 시간 속에 온 마음을 다해
열매를 품을 준비를 한다고 하지요.


오늘날의 의미

그래서 호박꽃은 오늘날도
희생, 조용한 헌신, 말없는 사랑을 상징합니다.

크고 투박한 그 꽃잎은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보다
열매 하나라도 실하게 맺기 위한 준비일 뿐.
누군가는 "예쁘지 않다"고 말하지만,
그 안엔 흙과 땀, 뿌리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말하곤 하지요.
"호박꽃은, 피어도 자랑하지 않는 꽃이다."
진짜 아름다움은 겉이 아니라
어디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와 줄기,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진심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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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초여름 마당에서, 밭에서
그 노란 호박꽃을 마주하게 된다면
누군가의 묵묵했던 하루를 떠올려 보세요.
“피어도 빛나지 않아도 괜찮다.”
삶은 결국, 그렇게 조용히도
가장 큰 열매를 맺는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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